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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배나무 사진

돌배나무는 한때 시골집 울타리나 야산 언저리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흔한 나무였지만, 그 나무 하나에 담긴 이야기는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봄이면 수수한 흰꽃이 피고, 가을이면 바삭하게 익은 돌배 열매가 고운 냄새를 풍기던 이 나무는 단지 과일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돌배나무는 우리 선조들의 삶 속에서 실용성과 미학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특히 돌배나무 목재는 그 단단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가공성과 내구성에서 독보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오늘날엔 전통 가구뿐 아니라 현대 예술작품, 생활 도구, 디자인 가구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의 쓰임새로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돌배나무 목재가 지닌 기능적 장점과 활용 사례들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의미 있는 재해석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돌배나무의 가구로서의 쓰임새

전통의 재발견, 현대의 품격 우리 조상들은 자원이 부족한 환경 속에서도 자연을 최대한 활용해 생활의 지혜를 쌓아왔습니다. 그중에서도 돌배나무는 적당한 강도와 아름다운 무늬, 그리고 수축과 팽창이 적은 특성 덕분에 전통 가구 제작에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농가에서는 밥상이나 작은 책상, 장롱과 같은 실용 가구를 제작할 때 돌배나무를 선택했는데, 이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휘거나 갈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원목 가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자연스러움'과 '감성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되자 돌배나무는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특히 북유럽풍이나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를 선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무늬목이 아닌 천연 원목의 깊이 있는 질감을 살린 가구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돌배나무는 그 수요에 딱 맞는 소재입니다. 한 수제 가구 공방에서는 돌배나무를 이용해 커스터마이징 식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돌배나무의 적갈색과 은은한 결을 최대한 살려, 별도의 염색 없이 천연 오일로만 마감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더욱 깊어지는 돌배나무는 가구에 세월의 흔적과 함께 정서를 더해주며, 사용자에게 자연을 닮은 따뜻함을 선사합니다. 더불어 목공예 기술자들 사이에서도 돌배나무는 톱질이나 절단 시에 부드럽게 잘리면서도 표면은 단단하고 매끄럽게 가공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돌배나무는 기능성과 예술성이 공존하는 소재로, 장인의 손끝에서 빚어지는 고급 가구의 근간이 됩니다.

 

실생활 도구로서의 재료

소박한 실용미의 대표 돌배나무의 매력은 단지 가구 제작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 조상들에게 돌배나무는 더 가까운 일상의 재료였습니다. 특히 농촌에서는 돌배나무를 '든든한 나무'로 불렀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그 나무로 만든 생활도구들이 단단하고 오래 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괭이자루나 절구공이, 도리깨 같은 농기구 손잡이에는 반드시 돌배나무가 사용되었습니다. 물을 머금거나 마르는 속도가 느려 뒤틀림이 적고, 충격을 받아도 쉽게 부러지지 않기 때문이죠. 마치 자연이 준 최적의 생활재료처럼 쓰였습니다. 현대에는 이런 쓰임새가 고급화되면서 다시 부활하고 있습니다.

 

도마, 나무수저, 국자, 젓가락, 찻상 등 주방용품뿐만 아니라, 나무필통이나 북 스탠드, 휴대폰 거치대 같은 소형 소품까지 다양한 형태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은 플라스틱이나 금속보다는 자연의 온기와 질감을 느낄 수 있는 돌배나무 제품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친환경 소비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한 예로, 경북 영주의 한 청년 창업자는 돌배나무를 가공해 소형 커피 스탠드를 제작하여 해외 바리스타들에게 납품하고 있습니다. 돌배나무는 손으로 만졌을 때 특유의 부드러운 촉감이 있어, 커피 도구로 사용할 때 손맛이 정말 좋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돌배나무는 오늘날에도 우리 삶 속에서 실용성과 감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귀중한 재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예술작품 속 가치

자연에서 예술로, 예술에서 감동으로 예술가들은 늘 특별한 재료를 찾습니다. 돌배나무는 바로 그 특별한 재료 중 하나로, 특히 조각 및 공예 분야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밀도가 높아 가공 시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고, 색감과 결이 고와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기 때문입니다. 전통 목공예에서는 돌배나무를 사용해 불상이나 전통 장식품, 목각 인형을 만들곤 했습니다. 불상에 돌배나무가 쓰인 이유는, 단단함과 더불어 시간이 지나도 틀어지지 않고 색이 깊어지며, 마치 영적인 기운을 담을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질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히 재료의 특성을 넘어선, 정신적 상징성까지 지닌 선택이었습니다. 오늘날 예술가들은 이러한 전통의 감성과 현대적인 기법을 결합하여, 돌배나무를 설치미술, 감성 오브제, 혹은 혼합 매체 예술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조각가는 돌배나무에 금속을 결합하여 전통과 산업의 대립을 표현했으며, 또 다른 작가는 목탄화 기법을 사용해 돌배나무 판에 불로 그림을 새겨 넣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단순히 미적인 완성도를 넘어서'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의 관계를 탐구하는 깊이 있는 예술의 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돌배나무는 단단하고도 온화한 성질을 지녔기에, 어떤 형식과 내용도 부드럽게 품어내며 예술작품 창작자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하는 셈입니다.

 

일상 속 자원에 새로운 시선을 돌배나무는 과거의 자원이면서, 동시에 미래의 가치를 품은 소재입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우리의 생활을 조용히 지탱해 온 나무는, 이제 새로운 의미로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자연의 순리 속에서 자란 나무, 인간의 손길로 형태를 갖추고 감성을 불어넣는 나무, 그리고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는 나무. 바로 돌배나무입니다. 우리는 지금 돌배나무와 같은 자연 자원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점에 있습니다. 단지 오래된 것이라는 이유로 지나치기보다는, 그 속에 깃든 이야기를 이해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돌배나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전통이자, 현대적 미감, 그리고 생태적 가치까지 아우르는 소재입니다. 앞으로도 돌배나무와 같은 자원들이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과 예술 속에 녹아들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 주변의 평범한 재료에 대해 특별한 시선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그 안에 숨겨진 수천 년의 삶과 이야기가, 어쩌면 우리 삶에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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