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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욕실 식물 배치 사진

아파트에 사는 우리에게 욕실은 공간적으로는 작지만, 심리적으로는 큰 여백을 주는 곳이죠. 그 작은 공간에 식물 하나를 더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식물이 욕실에서 자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그 자체로 충분히 공감이 가는 질문이에요. 아파트 욕실은 대체로 창문이 작고,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으며, 항상 습기가 많죠. 그런데도 욕실에서 식물이 자랄 수 있을까요? 정답은 '예'입니다. 단, 조건에 맞는 식물을 고르고, 욕실 환경에 맞게 배치하는 법을 안다면 말이죠.

 

오늘은 바로 그 방법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습도, 환기, 저 광량이라는 욕실 특유의 조건을 극복하며 식물을 건강하게 키우는 팁을, 자세히 안내해 드릴게요.

 

습도에 강한 식물 고르기: 욕실 환경에 맞는 생존력

욕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습도입니다. 매일 샤워와 세면, 손 씻기 등으로 발생하는 수증기 덕분에 욕실은 실내 공간 중에서도 가장 공기가 습한 곳이죠. 일반적으로 식물은 습도 50~70% 사이를 좋아하지만, 욕실은 이보다 더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거실용 식물을 그대로 들여놓으면 금세 뿌리가 썩거나 잎에 곰팡이가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습도를 좋아하는 식물에게는 욕실만큼 좋은 환경이 또 없어요. 특히 다음과 같은 식물은 욕실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합니다.

 

* 틸란드시아(에어플랜트): 흙 없이 공중 습기만으로 살아가는 특이한 식물이에요. 물은 이틀에 한 번 분무만 해주면 되고, 작은 사이즈 덕분에 욕실 거울 옆이나 수납장 위에 가볍게 올려놓을 수 있어요.

 

* 스투키: 다육식물 중에서도 내습성과 내광성이 매우 강해, 빛 없이도 장기간 버틸 수 있어요. 잘 키우면 1년에 수십 cm씩 자라나는 경이로운 생존력!

 

* 산세베리아: NASA에서 공기 정화 식물로 인정받은 강자. 습도 높은 욕실에서도 뿌리 썩음 없이 잘 자라며, 수분 저장 능력이 뛰어나 물 주기도 매우 간편해요.

 

* 필로덴드론: 어두운 실내에서도 잎이 넓게 자라고, 습도 덕분에 잎에 윤기가 돌아요. 줄기가 늘어지는 형태라 욕실 벽이나 고리에 걸어 배치하면 인테리어 효과도 좋답니다.

 

이 외에도 스킨답서스, 아이비, 칼라디움, 페페로미아 등도 욕실 환경에서 잘 자라는 식물로 꼽힙니다.

 

식물을 고를 때의 포인트는 '햇빛 없이도, 습기만으로도 잘 자라는가?'입니다. 욕실은 흙이 오랫동안 젖어 있기 쉬운 공간이므로, 물 빠짐 좋은 흙 + 내습성 좋은 식물의 조합이 이상적입니다. 습도를 무조건 나쁘다고 여기기보단, 식물의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자생력을 키워주는 환경이 될 수도 있어요.

 

환기가 어려운 욕실, 곰팡이 없이 식물 유지하는 법

욕실이 가진 또 하나의 특성은 통풍이 잘되지 않는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아파트의 구조상 욕실 창이 아예 없거나, 아주 작게만 나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 욕실에 놓은 수건이나 슬리퍼가 쉽게 눅눅해지고, 벽면에 곰팡이가 생기는 경우도 흔하죠.

 

그렇다면 식물은 어떨까요? 환기가 되지 않으면 식물의 기공이 제대로 열리지 않아 광합성과 호흡이 제한되고, 장기적으로는 곰팡이, 뿌리 썩음, 해충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져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식물의 배치부터 바꿔야 합니다.

 

* 바닥 대신, 벽으로! 욕실 바닥은 물이 고이기 쉬운 곳이에요. 식물을 바닥에 두면 화분 아래 습기가 차고 곰팡이가 생기기 쉬워요. 선반 위, 벽걸이 화분, 흡착 화분 홀더 등을 적극 활용해 보세요.

 

* 물 빠짐을 최우선으로 배수 구멍이 없거나 세라믹처럼 수분을 저장하는 화분은 피하세요. 플라스틱이든 테라코타든 상관없지만, 꼭 물이 빠질 수 있는 구멍이 있어야 해요. 받침이 따로 있는 화분을 선택하면, 청소나 관리도 편합니다.

 

* 환기 루틴 만들기 매일 아침 욕실 창문을 10분만 열거나, 샤워 후 환풍기를 15분 이상 돌려주는 루틴만으로도 식물 건강은 확연히 달라져요.

 

* 잎 관리도 중요 한 주에 한 번, 마른 천이나 부드러운 행주로 식물 잎을 닦아주는 루틴을 들여보세요. 이 간단한 루틴 하나로도 곰팡이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욕실은 고정된 구조이지만, '통풍의 흐름'을 만들어주는 건 우리의 습관이에요. 습기와 곰팡이로부터 식물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높이 올리고, 환기시키고, 가볍게 닦기'입니다. 아주 간단하지만 꾸준함이 필요한 루틴이죠.

 

저광량 욕실, 인공조명과 배치의 기술

욕실이 가진 가장 큰 '허들'은 바로 자연광 부족입니다. 아파트 욕실은 대부분 창이 없거나, 있어도 한낮에만 간신히 빛이 들어올 정도예요. 게다가 샤워커튼이나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으면 햇빛은 사실상 '0'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식물이 자랄 수 있을까요? 정답은 '가능하다. 다만 준비가 필요하다.'입니다.

 

1. 저광량 식물을 선택하라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빛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모든 식물이 강한 빛을 요구하는 건 아니에요. 다음은 욕실처럼 어두운 공간에서도 잘 버티는 식물 리스트입니다.

 

* 산세베리아: 어두운 방 한편에서도 잘 자라며, 화장실용 식물로도 가장 인기.

* 스킨답서스: 넓은 잎이 빛을 많이 흡수해 주며, 물 주기 간격도 길어 초보자에게 적합.

* 페페로미아: 작고 아담한 잎과 다양한 품종으로 욕실 인테리어용으로도 매력적.

* 호야: 두꺼운 잎으로 수분을 잘 저장하며, 약한 빛에서도 살아가는 대표 식물.

 

2. 식물 전용 조명, 꼭 필요할까?

만약 욕실에 정말 빛이 없다면, 식물등(LED 조명)을 활용해 보세요. 일반 조명은 빛의 스펙트럼이 식물에 맞지 않지만, 식물등은 광합성을 위한 파장을 포함하고 있어 식물 생장에 실제로 효과적입니다.

 

* 주 4~5회, 하루 6시간 이상 켜주면 광합성 루틴을 맞출 수 있어요.

* 조명은 너무 가까이서 비추지 말고, 약간 떨어진 위치에 45도 각도로 비추면 좋습니다.

* 조명의 방향을 가끔씩 바꿔주는 것도 식물의 균형 성장을 도와줘요.

 

3. 배치는 감성과 기능 모두 고려

욕실 수납장 위, 거울 옆, 세면대 모서리, 심지어 샤워 커튼봉 위에도 요즘은 작은 행잉 플랜트를 거는 경우가 많아요. 단, 물이 튀는 위치는 피하고, 손이 닿지 않아도 돌볼 수 있는 곳이어야 해요.

'빛이 없다'는 핑계는 이제 통하지 않아요. 기술과 정보가 함께한다면, 욕실도 식물의 집이 될 수 있습니다.

 

작은 공간에서 느끼는 녹색 쉼표. 욕실은 생각보다 많은 감정을 품고 있는 공간입니다. 누군가는 하루의 피로를 씻는 곳이고, 또 누군가에겐 가장 사적인 '나만의 시간'이 머무는 장소죠. 그곳에 식물이 있다는 건, 단순히 인테리어를 넘어서 삶의 리듬에 자연을 끌어들이는 일입니다.

 

아파트 욕실은 좁고 빛도 부족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식물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공간이기도 해요. 조용히 자라고, 숨 쉬고, 그 자리에서 푸르게 나를 기다려주는 존재. 식물은 그 자체로 우리가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줍니다. 지금 당신의 욕실에, 초록 하나 들여보세요. 그 순간부터 당신의 하루도 조금 더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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